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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화·버섯

[스크랩] 목이버섯 - 제주 곶자왈

by 가시덤풀 2012. 3. 18.


제주 곶자왈의 목이버섯을 보신 적이 있으셨나요?

봄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벌써 고사리를 꺾는 사람들의 차량이 제주 곶자왈 근처 여기저기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사람들의 손에 고사리들이 한 줌씩 들려 있는 것을 보면 고사리 꺾는 것이 제주의 또 하나의 삶의 풍경. 무럭무럭 자라나며 많은 사람들에게 심심찮은 소일거리를 제공하겠지.



[목이]

비가 오면 반가워하는 것이 고사리를 꺾는 사람들뿐이랴. 생명을 다한 숲 속의 나무에 물이 오르도록 충분한 비가 내려주면, 겨우내 침잠해 있던 균사체들이 기지개를 켤 것이다.

봄은 식물의 꽃만 피어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버섯의 꽃도 피어나게 한다.그래서 봄비는 나에게도 기다림 의 대상이다.



[털목이]

저 멀리 보이는 한라산의 정상 인근엔 아직도 녹지 않은 잔설이 보이지만,버섯을 찾기 위해 봄이 무르익은 곶자왈로 들어섰다.



[ 좀목이 ]

제주의 봄은 해풍에 실려 해안가로부터 들어오는 듯하나, 버섯에게 있어 봄은 곶자왈에서부터 찾아든다. 적절한 습도와 균열이 간 바윗 돌 사이사이로 스며 나오는 땅 속의 온기가 곶자왈 속의 봄을 재촉 하기 때문이다.



[꽃흰목이]

말랑말랑한 젤라틴질의 육질에 아직 습기가 촉촉이 젖어 있다. 탕수육이나 짬뽕 같은 중국요리에서 자주 맛볼 수 있는 거무스 름한 버섯인데,600년경부터 중국에서 재배가 시작되었다고 하는 기록이 남아 있어 인간과 가장 오랜 세월 가까이 해 온 것이라 여겨지는 목이 버섯이다.



[혓바늘목이]

순백색의 흰목이, 노란빛이 고운 황금목이, 시커먼 외양이 먹을 것 같지 않지만 식용인 좀목이, 오돌토돌 돌기가 돋아 있는 혓바 늘목이, 붉으죽죽한 붉은목이, 털이 뽀송뽀송한 털목이 등등 목이 는 그 종류도 다양하다.

대개의 목이는 식용하며 약용한다. 한국 인들에게는 그다지 인기가 높은 버섯은 아니지만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식용버섯으로 각종 요리에 많이 쓰인다.



[혓바늘목이-백색형]

목이를 찾아 들어섰던 곶자왈은 이제 머지않아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지역이다. 바위를 밀어 붙이고, 나무를 자르고, 잔디를 덮어 매끈하게 만들어서 그 위에서 골프를 친다고 한다.



[붉은목이]

버섯을 찾는 사람의 눈에는 가장 먼저 목이가 눈에 띄지만, 사실 곶자왈 속엔 희귀종의 곤충들, 조상 대대로 생활의 근원이 되어온 나무들과 온갖 꽃들이 어우러져 함께 살고 있다.

산벚나무꽃이 흐 드러져 있으며, 까마귀밥여름나무, 큰구슬봉이, 복수초 등이 짙은 봄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아교좀목이]

봄을 맞이해 늘 그렇듯이 연초록 새싹을 피워내고 있는 곶자왈의 나무들을 보면서, 내년부턴 그 곳에 머무는 모든 생명들이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인간이 생존을 위한 해답으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이 꼭 골프장밖에 없을까.



[황금목이]

나무가 자라던 자리에는 이름도 어려운 외제잔디가 덮여 자랄 것이고, 삼삼오오 짝을 이룬 사람들은 곶자왈을 밀어 수십 만 년 세월의 흔적을 묻어버린 그 곳에서 웃음꽃을 피울 것이지만, 버섯의 균사 체는 빛을 볼 수 없는 지하세계에 갇혀 다시 숲이 이루어질 그 세월이 올 때까지 침묵의 봄을 해마다 맞이할 것이다.



[흰목이]

다만 두려운 건 공존의 법칙을 도외시한 자연의 개발은 결국 함께 자멸할 뿐일 것이라는 그 무서운 경고가 들리는 것 같아서이다.

[출처 : 오마이뉴스]




출처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글쓴이 : 크레믈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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