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백오십칠)

 

交市人(교시인) : 시정의 사람과 사귀는 것은

不如友山翁(불여우산옹) : 산촌의 늙은이를 벗함만 못하고,

謁朱門(알주문) : 권문세가의 대문에 배알하는 것은

不如親白屋(불여친백옥) : 오막살이와 친함만 못하며,

聽街談巷語(청가담항어) : 거리에 떠도는 말을 듣는 것은

不如聞樵歌牧詠(불여문초가목영) : 나무꾼이나 목동의 노래를 들음만 못하고,

談今人失德過擧(담금인실덕과거) : 지금 사람의 실덕과 허물을 이야기하는 것은

不如述古人嘉言懿行(불여술고인가언의행) : 옛사람의 아름다운 말과 행실을 이야기함만 못하니라. 

 

 

 德者(덕자) : 덕은

事業之基(사업지기) : 사업의 기초이니,

未有基不固(미유기불고) :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고서도

而棟宇堅久者(이동우견구자) : 그 집이 오래 견딘 일은 이제까지 없었느니라.

 

 

解義(해의):세상물정에 밝고 빤질하게 닳아빠진 시정배를 사귀는 것보다는 세상 물정에는

어둡지만 어수룩하고 순박한 시골 노인을 벗삼는 것이 휠씬 낫다.

권문세가에 허리를 굽혀 아부하는 것보다는 깨끗하고 청렴하게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을 친구로

사귀는 것이 휠씬 낫다.

길거리나 항간에 나도는,재미는 있지만 허황하고 믿을 수 없는 소문에 귀를 기울이는 것보다는

나무꾼이나 목동들이 흥얼거리는 구밈없고 소박한 노래 소리를 듣는 것이 휠씬 더 낫다.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의 잘못한 점과 그릇된 행실에 입에 담는 것보다는 옛날 성현들의 훌륭한

말씀과 선에 행위를 이야기하는 것이 휠씬 낫다.